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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 Knowledges

[상식사전] 일본의 우경화

일본 내 보수 세력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좌익(左翼)은 '왼쪽 날개'라는 뜻이지만 정치적으로는 급진적ㆍ혁신적 정파를 뜻하고, '오른쪽 날개'라는 뜻의 우익(右翼)은 정치적으로 점진적ㆍ보수적 정파를 뜻한다. 따라서 우경화(右傾化)란 사회적 기류가 보수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역사인식에서 우경화란 일본이 저지른 과거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는 경향이 강화되는 현상이다.

일본의 우경화는 20년 이상 계속되는 내수 침체에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등으로 일본 사회 전체가 무기력해진데다가,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한국, 중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그 흐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우경화는 일본 역사 왜곡화, 일본 평화헌법 개정 추진, 자위대의 군대 전환 추진, 정치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과 같은 사건을 중심으로 표출되고 있다. 특히 2012년 12ㆍ16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책을 내놓는 정당의 인기가 높아졌고, 우경화를 앞세운 자민당이 실제 총선에서 단독 과반 의석을 자치하며 정권을 탈환하였다. 자민당은 총선에서 집권하게 될 경우 집단적 자위권을 추구하고, 국방비를 확충하며,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정부 행사로 승격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강제성이 없다는 반론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우익 성향의 공약을 내세웠다. 2012년 12월 26일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자민당의 아베 신조 내각이 출범함에 따라 일본의 우경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일본 역사 왜곡화

일본의 우익 세력들은 침략 역사를 전면 부인하고, 일본의 행위를 미화하여 한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일본 역사 왜곡의 중심에 있는 단체는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다. 새역모는 일본 침략 사실을 인정하는 기존의 역사관을 '자학(自虐)사관'이라고 비판하고, 자신들의 역사관을 '자유(自由)사관'이라고 하며, 이것을 근거로 새로운 중학 역사 교과서를 만들기도 했다.

■ 일본 평화헌법(헌법 제9조) 개정 추진

평화헌법이란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이 1946년 11월에 공포한 헌법 9조의 별칭으로 승전국인 미국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일본 군국주의를 영원히 제거하기 위해 전쟁과 무력사용 및 전투력 보유를 금지한 것이 주요 내용으로, 사실상 일본의 군대 보유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최근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무력 사용 제한을 없애려고 하고 있다.

특히 2012년 12월 총선에서 우익 정당인 자민당이 승리함에 따라 평화헌법 개정 찬성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헌법을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현재 일본유신회 대표를 맡은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신타로(石原愼太郞)는 아예 현행 헌법을 폐기하고 '자주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유신회는 2012년 총선에서 54석을 확보하여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급부상하였다.

■ 자위대의 군대 전환 추진

자위대는 일본의 방위조직으로 육ㆍ해ㆍ공 3군 자위대로 이루어져 있다. 자위대는 사실상 군대이지만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고 국가의 교전권 역시 인정치 않는다.'라고 명시된 평화헌법 때문에 자위대라는 이름을 가지고 활동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하여 무력 사용의 제한을 없애려고 한다.

■ 정치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이 벌인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제2차 세계대전 등에서 숨진 246만여 명을 신격화해 제사를 지내는 신사(神社)로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합사(合祀)되어 있다. 따라서 총리나 각료가 공식참배하는 것은 일본이 과거 전쟁 책임을 부인하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1985년에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최초로 총리 자격으로 공식참배를 한 것이 문제가 되자, 그 이후부터 총리의 공식참배는 없었고 '개인자격'으로 신사를 찾는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2002년 4월 고이즈미 총리가 방명록에 '내각총리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라고 적어 논란을 일으키고, 매년 참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현직에 있던 2005년 10월 야스쿠니를 방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제96대 일본 총리로 공식지명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총선 전인 2012년 10월 17일 참배를 한 바 있다. 2012년 8월 15일에는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이뤄져 파문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