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on Knowledges

통화 스와프 (Currency swaps)

강처리 2013. 6. 25. 02:59


간단히 말하면 통화스와프란 서로 다른 통화를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서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를 말한다. 전문용어로 CRS(Currency Rate Swap)라 불리는 이 계약은 통상 만기가 1년 이상이다.


통화를 교환(swap)한다는 뜻으로, 두 거래 당사자가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서 통화를 서로 교환하는 외환거래를 가리킨다. 상대국 통화를 사용하여 환시세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인데, 단기적 환헤지보다는 주로 중장기적 환헤지의 수단으로 이용된다. 자국 통화를 맡겨놓고 상대국 통화를 빌려오는 것이므로 내용상으로는 차입이지만 형식상으로는 통화교환이다.

국가간의 통화스와프 협정은 두 나라가 자국 통화를 상대국 통화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어느 한쪽에 외환위기가 발생하면 상대국이 외화를 즉각 융통해줌으로써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환시세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 변제할 때는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을 적용함으로써 시세변동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또 차입비용 절감과 자금관리의 효율성 제고,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접근 수단 등의 기능을 하며, 이밖에 장부외거래의 성격을 지녀 금융기관으로서는 자본 및 부채 비율에 제한을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돈을 빌릴 경우에는 통제와 간섭이 따라 경제주권과 국가 이미지가 훼손되지만, 통화스와프는 이를 피하여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

미국은 1959년 독일연방은행과 처음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은 뒤로 유럽 여러 나라와 캐나다, 일본, 멕시코 등의 중앙은행 및 국제결제은행과 협정을 맺고 있다. 2008년 10월 30일 한국도 국제금융위기의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신흥국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였다.


글로벌 위기 후 국가간 통화협약으로 의미확대

사실 통화스왑은 2008년 가을 글로벌 위기 전만 해도 일반인에게 생소한 단어였다. 수출기업 재무담당자나 펀드매니저, 금융전문가가 아니라면 개인이 복잡한 파생상품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는 것이 당연했다. 일반인에게 친숙한 통화스왑은 국가간 통화스왑 협정(Swap agreement)을 의미한다.


2008년 10월 30일 한국과 미국이 체결한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왑은 당시 달러기근에 시달리던 국내 외화자금 시장의 숨통을 틔우고, 시장을 일시에 안정시킨 바 있다. 일반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국가간 통화스왑의 목적은 안정적인 상대국 통화(달러)를 사용해 협약을 맺은 국가의 통화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1차적인 목적이 있다. 통상 스왑 협정의 기간은 3∼6개월이다. 한미 통화스왑의 경우 처음 6개월을 예정했던 체결기간이 2010년 2월까지 지속되기도 했다. 금융시장에서 이뤄지는 통화스왑 계약과 통화스왑 협정은 계약주체와 운용방식, 성격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2008년 한국과 미국이 체결한 한미 통화스왑은 당시 달러기근에 시달리던 국내 외화자금 시장의 숨통을 틔우고, 시장을 일시에 안정시킨 바 있다. <출처: NGD>

2008년 한국과 미국이 체결한 한미 통화스왑은 당시 달러기근에 시달리던 국내 외화자금 시장의 숨통을 틔우고, 시장을 일시에 안정시킨 바 있다. <출처: NGD>


한미 통화스왑 협정을 예로 쉽게 말하자면 이는 `한국은행이 미국 FRB에 300억 달러를 인출한도로 한 마이너스통장을 만든' 것과 같다.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이 미리 정한 한도까지 상대국 통화를 빌려다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인출시기 역시 만기가 아니라 계약기간 중 어느 때나 가능하다. 2008년 10월~2010년 2월까지 이어진 한미 통화스왑 협정을 통해 우리는 총 16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빌려다 썼다. 그럼 빌려간 달러를 되갚을 때는 어떤 교환비율을 적용할까. 미국이 주도한 통화스왑 협정의 경우 변제 시 `서로 예치하였던 때', 즉 처음 스왑 협정을 맺을 때의 환시세를 적용해 이후 시세변동의 위험을 피하도록 했다.


국가간 통화스왑은 중앙은행이 계약주체로 서로 타국 통화를 인출하는 계약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달러를 일방적으로 빌려다 쓰는 구조여서 미국과 이를 체결한 상대국은 수혜라는 인식을 가지기 쉽다. 그러나 보통 미국 달러와 해당국가 통화교환이 위기 시 이뤄지기 때문에 미국과 통화스왑을 맺을 경우 자국 통화가치가 저평가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비용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국제사회에선 미국 주도의 통화스왑 협정의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주도해 `통화스왑의 다자화' 시도도 하고 있다. 국가간 공동으로 일정 규모의 기금을 만들고 위기 시 이 기금을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기본 아이디어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규제 공조방침에 따라 이 논의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당사국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실제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된다.